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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MM6 Maison Margiela

오리지널을 넘어선 세컨드



젠테스토어_Brand LAB:MM6



EDITOR’S LETTER

제대로 마무리하지 않은 옷, 안감이 고스란히 겉으로 나온 해체주의 디자인. 전위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즐긴 디자이너 ‘Martin Margiela(마르탱 마르지엘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옷 좋아하는 사람들 10명 중 절반 이상이 그의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를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순위로 꼽을 정도니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디자인을 창조하는 마르지엘라. 획기적인 미와 전통, 우아함과 그런지함, 기능과 스타일 등 모든 것을 자유롭게 뒤섞는다. 그가 브랜드를 떠난 후에도 이어지고 있는 브랜드들은 매 컬렉션 마다 소개하는 모든 라인을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오늘은 디자이너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간단한 이야기와, 그의 세컨드 라인 ‘MM6 Margiela’를 소개한다. 전례 없는 기발함으로 옷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영리한 브랜드, MM6를 반갑게 맞이해 주면 좋겠다.




캐주얼한 감성의 마르지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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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에 새로운 역사를 쓴 해체주의 선구자 마르탱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
그가 1989년에 설립한 패션 하우스인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세컨드 라인이 MM6 (MM6 Maison Margiela, 이하 MM6)이다. 메종 마르지엘라를 좀 더 대중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로, 2004년에 런칭했다. 메인 브랜드인 메종 마르지엘라의 아이덴티티를 계승하면서도 한층 현대적이고 캐주얼한 감성을 지니고 있어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베일에 싸인 수수께끼 디자이너


그 이름하여 Martin Margiela(마르탱 마르지엘라).
디자이너의 디자이너라고 불리는 그는 이름만으로도 신비함을 자아낸다. 그는 1957년 동부 벨기에의 Genk에서 태어났다. 20년 뒤 그는 앤트워프 왕립 예술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당시 벨기에 여러 천재 디자이너들 중 한 명으로 칭송 받으며 졸업했다. 그의 압도적인 재능 덕분인지 2년 더 일찍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드리스 반 노튼, 앤 드뮐미스터, 마리나 이와 같은 앤트워프 식스에 함께 속한다고 종종 오해 받고는 한다.

졸업을 한 마르지엘라는 5년 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다가 파리로 건너가 2년동안 디자인 조수로 일한다. 그리고 1989년, 그의 사업 파트너이자 동료 디자이너인 제니 메이런스와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 이후로 마르지엘라는 패션계에서 가히 ‘전설’적인 존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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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로 일하는 동안 그는 ‘익명성’을 고집하여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명’과 ‘집단의식’을 강조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1990년대 초 디자이너의 이름을 내걸고 전개했던 다른 패션 브랜드와는 정반대의 양상이었다. 쇼가 끝나도 환호하는 청중에게 하는 인사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모든 인터뷰를 피했다. 매체와의 소통은 늘 팩스(fax)를 통해서만 이루어졌고, 간간이 진행하는 공식적인 인터뷰 역시 ‘we(우리)’라는 서신으로 디자인팀 전체가 대신 도맡았다. 지금까지 디자이너 마르지엘라의 얼굴은 알려져 있지 않다. 1997년 한 기자(Marcio Madeira)가 찍은 사진이 존재하긴 한다만, ‘진짜’ 마르지엘라인지 공식적으로 인정된 바는 없다. 마르지엘라가 모델에게 가면을 씌우는 이유도 이제 이해가 될 것. “우리가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는 유일한 것은 우리의 패션이다.”

다시금 돌아와서, 미지의 인물 ‘마르지엘라’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08년, 그는 언론에 입을 올리지 않고 조용히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리에서 은퇴했다. 어떤 새로운 디자이너도 감히 그의 뒤를 이을 수 없었다. 라프시몬스와 하이더 애커먼 조차 그 자리를 거부했다고 하니, 얼마나 무게가 막중한 자리인줄 알겠다. 마르지엘라의 디렉터 자리는 수년 동안 공석이었으며, 2014년 디올의 회장인 존 갈리아노가 레이블 전체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오직 마르지엘라와 일했던 디자인팀에 의해서만 운영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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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떠난 후, 마르지엘라는 패션계로 돌아가지 않고 은둔 생활을 했다. 그리고 2021년, 한 명의 ‘예술가’로서 컴백을 예고하며 전시를 개최했다. 패션에서 예술로 행보를 전환한 것. 그는 아트렛 뉴스(Artnet New)를 통해 이렇게 전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패션이 나의 유일한 매개체인 것이 한정적으로 느껴지고 시스템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제약 없는 창의적인 표현의 자유를 얻기 위해선 더 넓은 스펙트럼이 필요했고, 예술 학교의 경계 없는 영역에서 순수한 창작열을 펼쳐낼 수 있던 소년 시절을 재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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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브랜드인 메종 마르지엘라와 달리, MM6는 로고가 있다. 배지는 비록 흑백이지만, 왠지 모르게 밝고 강렬한 느낌. 기하학적인 구조로 매우 안정감 있고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아이템 카테고리를 0부터 23까지의 숫자로 분류하는 마르지엘라에 따르면, 숫자 6은 마르지엘라의 웨어러블한 여성 하위 라인이다.




기능과 해체주의



보그 매거진은 마르지엘라의 디자인을 이렇게 표현한다. “패션계에 대지각변동을 일으켰다”. 레이블 초기부터 그의 디자인이 매우 혁신적이고, 실험적이었기 때문이다. 재활용한 소재, 정리되지 않은 헴라인, 안감과 솔기의 노출 등은 마르지엘라의 색깔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디자인이다.

그러나 브랜드 메종 마르지엘라와 mm6는 디자인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다. 두 브랜드 모두 ‘해체주의’와 ‘기능주의’에 기반한 것은 맞다. 그런데 기존의 마르지엘라가 아방가르드 쪽에 가깝다면, MM6는 클래식한 아이템에 디테일을 추가하는 등 조금 더 대중적이게 풀어낸다는 점이 다르다. 마르지엘라 하우스 특유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이 느껴지면서도 스포츠(sports aesthetics)과 도시 문화(urban style)에 적합한 실용성 높은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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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디테일도 존재하지만, 편안함과 심플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 MM6의 최대 장점. 패스트 패션보다는 오랫동안 입고 신을 수 있는 장기적인 관점의 ‘베이직함’이 매력이다.

그렇다고 기존의 메종 마르지엘라가 가지고 있는 해체주의적 특성, 즉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재미라 함은, 어떠한 쓰레기라도 작은 흰색 페인트 하나면 하이엔드 패션으로 만들어 버리는 힘, 옷에 넣는 은근한 긴장감이다. MM6도 그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운동화, 드레스, 부드럽고 통기성 좋은 클래식한 아이템들을 출시하지만, 알아채지 못하는 사이에 은근슬쩍 재미를 넣는다. 그런 세밀한 디테일 덕분에 MM6는 마르지엘라만의 높은 수준의 우아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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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상의를 스커트로 활용하거나, 옷의 뒷면을 앞면으로 뒤집는 등 젠더리스한 디자인을 출시하고 있다. 남녀 구분 지어 입었던 옷들의 일반적인 기능을 뒤집음으로써 모든 본질적인 규칙을 제거한 디자인을. MM6는 패션이 사회를 반영한다고 믿는데, 코로나19는 모든 국가를 뒤흔들었고 사회 구성원인 우리 모두가 결국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더 이상 특정 성별로 낙인 찍힐 필요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따라서 MM6는 젠더리스 스타일을 선보이며 착용자에게 개별적이고 개인적인 스타일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MM6의 디자인 행보에 대하여 굉장히 지능적이다(called intelligent)고 표현하기도 한다. 아방가르드를 캐주얼 라인으로 끌어내리는 동시에 고퀄리티의 원단을 활용하여 재활용, 변형, 해석을 통해 창의성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패션 아이템이 ‘기능’과 ‘해체주의’의 아슬아슬한 결합선에 놓여있다. 이는 메인 라인인 메종 마르지엘라에서는 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끊임없는 찬사를 받고 있다.





2022 SS Ready To W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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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으로 대중을 매료시키는 일, MM6를 보고 있노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 듯하다. mm6의 2022 ss 패션쇼는 바에서 이루어졌다. 곁들여 먹을 디저트, 아페르티보 칵테일, 그리고 따뜻하고 포근한 기온을 자랑하는 밀라노라는 쇼장까지, 완벽한 3박자가 어우러졌다. 관객들은 간단한 샌드위치, 그리고 화이트 초콜릿으로 꽉 채워진 달걀 껍질 모양 디저트를 먹었다고.




“Being in a bar with random people coming in and out – it’s what we all want.”
(아무 사람들이 드나드는 바에 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일일 것. MM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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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렁한 가죽 재킷과 박시한 데님 아이템들의 소맷 자락은 허리 춤에 꽁꽁 말려 있었으며, 종이 가방 재질로 만들어진 팬트수츠를 볼 수 있었으며, 꾸깃한 거미줄을 닮은 탑도 등장했다. 이번 시즌을 이끈 세 디렉터 중 한 명인 Leonora Carrington은 초현실주의 예술가였는데, 마치 그의 캔버스에서 갓 나온 것과 같은 아이템들이었다. 초현실에 대한 반항을 일으켰던 이번 시즌, 함께 몇 가지 룩을 함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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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6의 2022 ss 컬렉션의 시그니처 패턴은? 바로 이 언밸런스 체커보드이다. 루즈하게 드롭되는 언밸런스 니트가 패턴을 더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땅에 질질 끌릴 정도로 루즈한 슬릿 디테일이 들어간 팬츠도 늘어짐의 느낌을 더욱 잘 살려주고 있다.

이 룩의 관점 포인트는 아코디언 네크리스이다. 이번 컬렉션의 또 다른 시그니처 액세서리. 전반적으로 블랙 앤 화이트로 무채색의 룩이지만, 이 네크리스 하나로 마치 다채로운 컬러를 더한 듯한 화려함이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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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엘라가 자주 활용하는 디자인 기법, ‘트롱프뢰유’라고 한다. 쉽게 말해 ‘눈속임’이라 하는 이 기법은 MM6에서도 자주 활용된다. 얼핏 보면 슬리브로 허리를 감싼 것 같지만, ‘진짜’슬리브는 따로 있는 재미난 사실. 옆선에 슬리브 하나를 더 덧대어 가슴 아랫부분을 묶어 핏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멋스러운 레더재킷은 모터사이클 재킷 실루엣을 활용했고, 심지어 트렌디하게 크롭이다.

프런트에 세로로 긴 지퍼 디테일이 포인트. 하의로 매치한 글로시한 레더팬츠도 룩의 세련된 느낌을 더해준다. 여기다 온통 퍼로 뒤덮인 캐리어백을 악세서리로 활용했는데,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과 유니크함을 극대화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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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추럴한 에이징이 재밌는 메탈릭한 패브릭의 드레스가 시선을 압도할 것. 퍼프숄더의 브이넥이 세련된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허리춤에 슬리브가 부착되어 있는데, 포인트는 글러브가 안에 레이어드 되어 있는 것. 같이 매치한 백팩과 이어져서 루즈하게 떨어지는 스트랩과 같은 착시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실버 앤 화이트가 조화로운 깔끔하면서도 화려한 룩이 탄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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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가 있는 이상한 나라에 간다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귀여운 카드 병사 같다고 할까, 체스판을 천으로 만들어서 앞판에 가져다 붙인 스타일링이 익살스러우면서도 우아해 보인다. 글로시한 원단으로 고급스러우면서도 과감하게.

뿐만 아니라 옐로우 컬러의 롱 글러브가 룩을 더 유니크하고 재밌게 만들어 준다. 블랙 앤 옐로우는 가시성을 높여주는 컬러 조합이기에 더욱더 시선이 집중되는 것 같다. 상의를 빛나게 하기 위해, 하의는 심플한 블랙 컬러의 슬림핏 팬츠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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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을 강조하는 마르지엘라. 그의 브랜드가 가장 선호하는 컬러가 화이트(white)인 것도 이해가 될 것이다. 마르지엘라는 화이트를 정의하지 않은 색, 그리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캔버스라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MM6의 아이템에서도 유난히 화이트 컬러가 많이 보인다.

가슴 아래 핏을 슬리브로 조절할 수 있는 재미있는 디테일. 이 더블 슬리브 크롭 재킷과 스티치 디테일이 있는 팬츠의 조합이 정말 매력적이다. 보통 데님 셋업은 워크웨어스러운 느낌을 주고는 하는데, 자켓의 슬리브로 허리를 강조함으로써 페미닌한 느낌을 추가했다. 그러자 섹시하면서도 시크한 느낌이 완성되었다. ‘진짜’ 슬리브를 위로 걷어 올린 덕분에 체커보드 롱 글러브를 매치할 수 있었던 센스도 눈여겨보셨으면 좋겠다.






미래를 품은 옷




“나는 시크하고 전통적인 모든 것에 반항한다. 반항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데도 갈 수 없기 때문이다.”(마르지엘라, 1989)




패션에 해체주의를 적용한 디자이너, 마르지엘라. 과도한 오버사이즈 핏의 옷과 설치 작품처럼 다채로운 소재를 활용해서 만든 옷은 패션보다는, 입을 수 있는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르지엘라가 시도했던 여럿 아이디어들이 어느새 지금은 당연하게도 익숙한 디자인으로 자리 잡았다. 지금 그는 역시나 또 다른 시나리오를 써내가고 있는 듯 한다. 패션 시장을 향해 무척이나 실험적이고 과감한 시도를 하고 있는 MM6에 꾸준한 관심으로 응원해 주시길.




Editor: 허아란, 하한슬 (EGOZINE)
Designer: 황예인, 유현상 (EGOZINE)

Published by jente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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